2020.03.26. 대법원은 회식 후 귀가 중 무단횡단 사고로 사망한 것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건설의 안전관리팀장인 甲은 아파트 신축공사를 진행하던 중 품평회를 개최했고, 이 품평회는 본사의 건설부문 대표, 기술부문장, 유관부서 실장과 팀장 등과 관계자를 불러서 공사의 완성된 모습을 시연하는 중요한 행사였습니다.

품평회를 진행한 후 문화행사를 오후 7시 30분경까지 진행하였고, 바로 이어진 1차 회식은 오후 7시30분경부터 9시경까지 식당에서, 2차 회식은 오후 9시 20분경부터 10시 50분경까지 유흥주점인 노래방에서 진행되었습니다.

1차 회식에는 공사의 현장직원 23명 전원이 참석했고, 2차 회식에는 공사를 총괄하고 있는 공사부장, 공사과장, 품평회의 안전관리 담당자인 甲, 안전관리팀 5명을 포함하여 총 9명이 참석하였습니다. 

甲은 1차 회식과 2차 회식에서 술을 마셨고, 1차와 2차 회식비용은 모두 □□건설의 법인카드로 결제하였습니다.

甲은 평소 자신의 차량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출퇴근을 하였고, □□건설은 품평회 등 회사 전체적인 행사가 있는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이동하도록 권고하고 있었습니다.

甲은 통상적으로 전철을 타고 △△역에서 내린 후 버스정류장까지 도보로 약 5분간 걸어가 버스를 이용하여 귀가하고 있었고, 이번 사건 2차 회식을 마친 후 평소처럼 전철을 타고 23시 35분경 △△역에서 내린 다음,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하던 중 왕복 11차선 도로의 횡단보도를 적색 신호에 건너다 차량에 부딪치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 업무상 재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에서 업무상 재해란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더 쉽게 말하면, 업무상 재해는 근로자와 사업주 사이의 근로계약에 근거하여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서 당해 근로업무의 수행 또는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업무로 인해 발생한 재해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 회식은 업무일까?

근로자가 회사 밖의 행사나 모임에 참가하던 중 재해를 입은 경우에 그 행사나 모임의 주최자, 목적, 내용, 참가인원과 그 강제성 여부, 운영방법, 비용부담 등의 사정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그 행사나 모임의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고 또한 근로자가 그와 같은 행사나 모임의 순리적인 경로에 벗어나지 않은 상태에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산업재해보상보호법에서 정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2007두6717)

위 판례에서 1차와 2차 회식 모두 사업주의 법인카드로 결제를 하였으므로 이는 사업주가 마련한 회식이라고 할 수 있어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 근로자가 주량을 초과해서 음주한 것이 원인이 되어 재해가 발생하였다면?

사업주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는 회식 과정에서 근로자가 주량을 초과하여 음주를 한 것이 주된 원인이 되어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 등의 재해를 입은 경우 이러한 재해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한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다(2008두9812).

 이때 상당인과관계는 

①사업주가 과음행위를 만류하거나 제지하였는데도 근로자 스스로 독자적이고 자발적으로 과음을 한 것인지, 

②업무와 관련된 회식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따르는 위험의 범위내에서 재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아니면

③과음으로 인한 심신장애와 무관한 다른 비정상적인 경로를 거쳐 재해가 발생하였는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2016두54589).

▶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은 판례 = 상당인과관계 부정 (2013두25276)

A는 회사 직원들과 음식점에서 1차 회식을 한 뒤 2차 회식을 하기 위해 노래연습장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이 때 A가 화장실을 찾기 위해 노래연습장에서 나와 같은 층에 있는 비상구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그 안쪽에 있던 밖으로 나 있는 커다란 창문을 화장실 문으로 오인하여 밑에 놓여 있던 발판을 밟고 올라가 그 창문을 열고 나갔다가 건물 밖으로 추락하여 ‘골반골절, 천추골절 등’의 부상을 입게 되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할 수 있으나,

A는 1차 회식자리에서 술을 많이 마셔 만취한 상태였고,

사업주는 참석 직원들에게 술잔을 돌리거나 술을 마시지 않는 직원에게 술 마시기를 권하지는 않았던 사실 등을 종합해보면,

비록 A가 참여한 회식이 사업주 측의 주최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더라도, A는 사업주의 강요 등이 없었음에도 자발적 의사로 자신의 주량을 초과하여 회식을 함께 하였던 다른 사람들의 음주량을 훨씬 넘는 과음을 하였고, 그것이 주된 원인이 되어 업무와 관련된 회식 과정에 통상 수반되는 위험이라고 보기 어려운 위와 같은 사고를 당하게 된 것이므로, 업무와 A가 입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다면?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하면 요양급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로 인해 사망하였다면 그 유족은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청구하여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제37조(업무상의 재해의 인정 기준) ① 근로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부상ㆍ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하면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 다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相當因果關係)가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업무상 사고

가.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른 업무나 그에 따르는 행위를 하던 중 발생한 사고

나. 사업주가 제공한 시설물 등을 이용하던 중 그 시설물 등의 결함이나 관리소홀로 발생한 사고

다.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이나 그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등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서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

라. 사업주가 주관하거나 사업주의 지시에 따라 참여한 행사나 행사준비 중에 발생한 사고

마. 휴게시간 중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행위로 발생한 사고

바. 그 밖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