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전부터 인기 온라인 대전 게임에서 모욕죄 및 사이버 명예훼손에 대한 신고 접수가 8000건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팀워크가 중요시되는 게임으로 같은 팀원이 실력이 떨어져 패배하게 되는 경우 그 팀원을 조롱하며 욕설을 내뱉기까지 합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사이버상 모욕죄로 경찰서를 찾는 고소인 중 절반은 게임 롤과 연관되어 있다”고 설명하는 만큼 게임 채팅창에 화를 참지 못하고 상대방에게 과도한 욕설을 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롤을 비롯한 게임 채팅방에서 상대방을 향해 욕설, 패드립 등을 하는 경우 모욕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상이라고 하더라도 사이버모욕죄라는 죄명은 존재하지 않으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사이버 명예훼손은 게임 채팅방에서 욕설한 것으로 적용될 여지가 거의 없는 조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아래에서 명예훼손과 모욕죄를 비교하면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형법 제311(모욕)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모욕죄의 보호법익은 명예감정이 아니라 명예훼손과 같이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의미하는 외부적 명예입니다.

명예감정은 자기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자기 자신의 주관적 평가이고, 외적 명예는 사람의 인격적 가치와 그의 도덕적·사회적 행위에 대한 사회적 평가입니다.

■ 모욕죄 특정성

모욕죄의 객체는 자연인, 법인, 법인격 없는 단체를 불문하며, 유아와 정신병자도 포함됩니다.(다만, 사자는 제외) 모욕죄는 특정한 사람 또는 인격을 보유하는 단체에 대하여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객체가 특정되어야 합니다, 즉 특정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피해자가 누구인지 명확하여야 합니다. 

▷ 게임 중 채팅창에 혼자말로 욕설을 적거나 누군가를 지목하지 않고 욕설을 하는 경우는 특정성이 충족된다고 볼 수 없어 모욕죄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채팅창에 한 사람을 지목하여 욕설을 포함 모욕적인 언어를 적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게임 속 닉네임 혹은 인터넷 아이디만으로 특정성이 충족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2008년 6월 26일 헌법재판소는 ‘피해자의 인터넷 아이디만을 알 수 있을 뿐 그 아이디를 가진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아차릴 수 없는 경우에는 명예훼손죄 또는 모욕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즉, 닉네임만으로 특정성을 충족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2007헌마461)

그러나 그 아이디를 가진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차릴 수 있다면 명예훼손죄 또는 모욕죄가 성립될 수 있는데, 이는 자신의 아이디와 실제 본인을 연관 지을 수 있는 내용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채팅창에 본인의 이름, 생년월일, 주소, 전화번호, 학교 등을 적으면서 신분을 밝혔다면 특정성이 충족되는 것입니다.

■ 모욕죄 공연성

특정성이 충족되었다면 다음은 공연성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모욕죄의 행위는 공연히 모욕하는 것으로, 공연성은 명예훼손과 같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모욕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모욕죄는 피해자의 외부적 명예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공연히 표시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피해자의 외부적 명예가 현실적으로 침해되거나 구체적·현실적으로 침해될 위험이 발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2016도9674)

▷ 만약 게임 채팅창에 한 사람을 지목한 상태로 모욕을 한다면, 같이 게임을 하고 있는 다른 이용자 등 다수인이 보기 때문에 공연성이 인정되어 모욕죄가 성립될 수 있습니다.

앞서 예를 든 부분과 연결해서 살펴보면, 게임 채팅창에 자신의 신분을 이름, 전화번호, 주소, 생년월일 등으로 노출하였음에도 계속해서 욕설, 패드립 등을 한다면 모욕죄가 성립할 여지가 충분하며 고소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공개된 채팅창이 아닌 귓속말, 1대1 채팅, 1대1 음성채팅 등으로 모욕을 할 경우 제3자, 즉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없기 때문에 공연성을 충족시키지 못해 결국 모욕죄는 성립되지 않습니다.(어느 사람에게 귀엣말 등 그 사람만 들을 수 있는 방법으로 그 사람 본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사실을 이야기하였다면, 위와 같은 이야기가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없어 공연성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이며, 그 사람이 들은 말을 스스로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하였더라도 위와 같은 결론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 2004도2880)

그럼에도 판례가 1대1 상황이 아니더라도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사례들이 있습니다.

1. 甲이 각 피해자에게 ‘사이비 기자 운운’ 또는 “너 이 쌍년 왔구나.”라고 말한 장소가 여관방 안이고 그 곳에는 甲과 그의 처, 피해자들과 그들의 딸, 사위, 매형밖에 없었다면, 위 발언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 또는 불특정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라 보기 어려우므로 공연성이 없다고 하였습니다.(83도86)

2. 乙이 자기 집에서 피해자와 서로 다투다가 피해자에게 한 욕설을 乙의 남편 외에 들은 사람이 없다고 한다면 그 욕설을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공연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하였습니다.(85도2037)

■ 명예훼손과 모욕죄의 보호법익은 같지만, 명예훼손죄는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 사실을 적시하여 명예를 침해하는 것이고, 모욕죄는 구체적 사실이 아닌 단순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의 표현으로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것입니다.(87도739)

■ 모욕죄의 모욕에 해당하는 경우를 판례로 알아보겠습니다.

1. “빨갱이 계집년”, “만신(무당)”, “첩년”이라고 말한 것은 사람을 모욕한 경우에 해당(81도2280)

2. 피해자에게 “야 이 개 같은 잡년아, 시집을 열두 번을 간 년아, 자식도 못 낳는 창녀 같은 년”이라고 크게 소리친 경우, 피해자의 도덕성에 관하여 가지고 있는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인 감정표현을 과장되게 강조한 욕설로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에 해당(85도1629)

3. “애꾸눈, 병신”이라는 발언 내용은 甲이 피해자를 모욕하기 위해여 경멸적인 언사를 사용하면서 욕설을 한 것으로 모욕죄에 해당(94도1770)

반대로 모욕죄의 모욕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를 판례로 알아보겠습니다.

1. “부모가 그런 식이니 자식도 그런 것이다.”와 같은 표현으로 인하여 상대방의 기분이 다소 상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 위 내용은 너무나 막연하여 그것만으로 곧 상대방의 명예감정을 해하여 모욕죄를 구성한다고 보기는 어렵다.(2006도8915)

2. “야, 이따위로 일할래.”, “나이 처먹은 게 무슨 자랑이냐.”라고 말한 경우, 乙의 발언은 상대방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무례하고 저속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객관적으로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욕적 언사에 해당하지 않는다.(2015도2229)

▷ 언어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표현수단이고 사람마다 언어습관이 다를 수 있으므로 그 표현이 다소 무례하고 저속하다는 이유로 모두 형법상 모욕죄로 처벌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어떠한 표현이 상대방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것이 아니라면 설령 그 표현이 다소 무례한 방법으로 표시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두고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을 것입니다.(2015도6622)

■ 게임 채팅창과 관련된 판례를 보면,

丙이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인터넷온라인 게임인 리니지에 접속하여 불특정 다수인이 볼 수 있는 채팅창에 “촉 뻐꺼, 대머리”라는 글을 올려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내용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공소사실에 대하여, 위 글의 내용 중 ‘촉’은 피해자의 게임상 닉네임이고, ‘뻐꺼’는 ‘(머리가) 벗겨졌다’는 뜻의 속어인데, 丙이 피해자를 ‘대머리’라고 불렀더라도 이는 신체적 특징을 묘사한 말일 뿐 객관적으로 피해자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떨어뜨리는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고

피해자가 실제로는 대머리가 아니라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며, 물론 신체적 특징을 묘사하는 표현도 명예훼손죄로 의율될 수 있는 경우가 있으나

‘대머리’는 머리털이 많이 빠져 벗어진 머리, 또는 그런 사람을 뜻하는 표준어이고 단어 자체에 어떤 경멸이나 비하의 뜻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어떠한 신체적 특징이든 개인의 취향과 선호도, 유행 등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경우가 많은 점, 이를 유죄로 인정할 경우 형사처벌의 무분별한 확장을 가져올 우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를 명예훼손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2010고정3887)

또한 모욕죄도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자신이 느끼기에는 무례하고 저속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모욕죄 성립요건은 공연성, 특정성과 함께 모욕이 상대방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것 등이 있습니다. 이는 게임 채팅창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과도한 욕설이나 패드립의 경우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고소를 진행하셔도 무방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모욕죄 처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므로, 고소를 통해 재판으로 넘어가서 형을 선고 받게 되면 전과가 남는 가볍지만은 않는 죄입니다. 

초범일 경우 일반적으로 30만 원정도의 벌금이 부과되나, 전과기록이 남기 때문에 사소한 욕설이나 패드립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모욕죄로 고소가 되었다면, 수사가 진행되기 전에 피해자와의 합의가 필수적이며, 모욕죄합의를 받았다면, 친고죄인 모욕죄는 취하되어 더 이상 수사가 진행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게임 상에서의 모욕죄와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모욕죄 판례를 살펴보았습니다. 어떤 식으로 모욕이 있었는지는 사람들마다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처한 상황이 모욕죄에 해당되는지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변호사와 상담이 필요하며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자료 수집이 중요합니다. 저희 로비스 변호사들은 많은 사건을 통해 쌓인 데이터가 많기 때문에 해당 범죄에 대해 잘 대응할 수 있으므로 믿고 함께 사건을 진행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