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은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비동의 강간죄 개정과 스토킹 처벌법 제정 등 4·15 총선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2019.06.04.에 김철민 외 10인(여야 5당)이 강간죄를 비동의 간음죄로 개정하기 위해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였습니다. 강간죄의 구성요건을 ‘폭행 또는 협박’에서 ‘동의 여부’로 바꿔, 피해자에게 저항을 했는가(거부했는가)를 묻는 게 아니라 가해자에게 동의를 받았는지를 묻고 따져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개정에 대해 성폭력 무고 피해자들이 많이 발생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현행법상 강간죄는 어떻게 처벌되고 있는지, 비동의 강간죄로 개정된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형법 제297조(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강간죄는 이성간의 강제적 성기 삽입행위를 처벌하며, 보호법익은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입니다. 강간죄의 객체는 2012년 12월 18일 개정형법에 의해 사람으로 확대됨에 따라 여자와 남자 모두 피해자가 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부부관계의 배우자, 즉 법률상의 배우자도 강간죄와 강제추행죄의 객체가 될 수 있는가도 2013년 전원합의체 판례를 통해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경우에는 남편이 반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을 가하여 아내를 간음한 경우 강간죄가 성립된다고 보았습니다.

강간죄는 폭행·협박의 정도가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억압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여야 한다는 최협의의 폭행·협박을 취하고 있습니다.

2012도4031 대법원 판례로 반항을 억압하거나, 반항하는 것을 현저하게 곤란하게 할 정도의 유형력을 행사한지의 여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부정한 원심은 그 근거로 ① 피해자는 이 사건 성관계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의 어깨를 눌러 옆으로 눕히고 팬티를 억지로 내리는 유형력을 행사한 외에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② 당시 피해자가 피고인의 차량 문을 열거나 몸을 움직이는 등의 행동만 하였어도 피고인에 의한 일방적인 성관계가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 차량이 주차되어 있던 장소는 횡단보도와 육교가 접한 대로변으로 주변에 늦게까지 영업하는 상가가 있고 차량의 통행도 있었으며 피고인과 피해자가 수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로 피해자가 성적인 자기방어를 포기할 정도의 심리적 억압상태에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④ 이 사건 성관계 당시에 피해자로서는 피고인과의 성관계가 주변에 알려지는 것이 두려웠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피해자가 강간에 대한 반항을 완전히 포기할 정도의 심리적 항거불능 상태에까지 이르렀는지 또는 성관계 당시 이를 용인하는 이외의 다른 행위를 기대할 수 없는 상태였는지 여부에 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는 점 등이 있습니다.

반면 긍정한 대법원은 그 근거로 ① 새벽 2시경 술자리를 마치며 피해자가 집으로 돌아가려 하자 피고인은 대리기사를 불러 자신의 차량으로 피해자를 데려다 주겠다면서 피해자를 주차되어 있던 피고인의 승용차 뒷좌석에 태운 사실, ② 그런데 피고인은 실제로는 대리기사를 부르지 않았고 대리기사를 기다린다며 차량 뒷좌석에 있는 피해자 옆에 타고는 피해자를 껴안으려 한 사실, ③ 피해자는 피고인을 밀치면서 억지로 껴안는 것이 싫다고 얘기한 사실, ④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를 무시하고 ‘억지로 하는 것이 뭔지 보여주겠다’고 하면서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잡고 억지로 키스를 하고, 온몸을 만지고 피해자의 어깨를 잡고 옆으로 눕힌 사실, ⑤ 피고인이 피해자의 치마를 걷어 올리고 그 안에 입은 핫팬츠를 벗기려고 하자 피해자는 옷을 벗기지 못하도록 버티면서 하지 말라고 울면서 애원했음에도 피고인은 강제로 피해자의 핫팬츠와 팬티를 내린 후 피해자를 간음한 사실, ⑥ 피고인은 키 175㎝, 몸무게 70㎏의 건장한 체격의 성인 남성인 데 비하여 피해자는 키 158㎝, 몸무게 51㎏ 정도에 불과하여 체격의 차이가 크고, 당시 술에 취한 상태인 피해자가 좁은 차량 안에서 피해자를 잡고 있던 피고인을 벗어나기는 어려웠던 사실, ⑦ 이 사건 차량이 대로변에 있다고 하여도 당시 주변에는 차량이나 다니는 사람이 없었고 추운 날씨에 입고 있던 핫팬츠와 팬티가 종아리까지 벗겨져 있는 상태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을 물리치고 피고인의 차량 문을 열고 뛰쳐나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던 사실, ⑧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후 자신의 차량을 운전하여 피해자의 집에 데려다 주면서 친근감을 표현하는 말을 하였지만 피해자는 단순히 ‘알았다’는 말만 하고 뒷좌석에 그대로 앉아 있었던 사실, ⑨ 피해자는 이 사건 당일 아침 곧바로 밴드동호회 리더인 공소외인에게 밴드를 그만두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그 메시지를 보고 전화를 한 공소외인에게 ‘피고인이 강제적으로 성관계를 했다’는 취지의 얘기를 한 사실, ⑫ 피고인이 같은 날 피해자에게 ‘밴드를 그만두지 마라, 자신이 잘못했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이에 대해 피해자는 ‘내가 울면서 하지 말라고 했는데 내가 싫다고 하는데도 힘으로 막했잖아~ 그게 성폭행이지~ 억지로 막했잖아~ 당하는 내 심정은 생각해봤어?’라는 메시지를 피고인에게 보내 전날의 피고인의 행위에 대하여 강력하게 항의한 사실 등이 있습니다.

강간죄는 폭행·협박과 간음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하였지만, 반드시 폭행·협박이 간음행위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즉 간음행위 이후 폭행·협박이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강간죄는 성립하는 것입니다.

간음행위를 했을 때 기수가 되는 것이고, 성기를 삽입하지 못한 경우와 간음할 목적으로 폭행·협박에 착수한 경우 그 뒤로 간음행위를 하지 못하였더라도 강간미수가 됩니다.

강간죄는 벌금형이 존재하지 않고 징역만 있는 범죄로 처벌수위가 높습니다. 또 강제추행죄를 비롯한 성범죄와 같이 보안처분도 같이 받을 수 있습니다. 보안처분은 1. 전자발찌 부착명령 2. 범죄예방 프로그램 이수 최대 500시간 3. 신상정보 등록 최대 30년, 신상전보 공개처분과 고지명령 4. 특정 기관(의료, 교육, 체육 등)에 대한 취업 제한명형 최대 10년 5. 인사상 불이익, 비자발급 제한으로 해외 입국, 출국 제한 등이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현행법상 강간죄는 폭행·협박의 정도가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억압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이어야 한다고 하고 있어 위 원심과 같이 판단하면 무죄를 선고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사람을 간음하는 것을 처벌하는 것으로 법조문이 개정된다면 원심은 무죄와 같은 판결을 내리지 않았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현재 강간죄를 비롯한 많은 성범죄는 폭행·협박보다는 권력관계나 일정한 친분 관계에서 다양한 상황을 통해 발생되고 있습니다. 또 유엔도 동의를 기준으로 강간을 정의할 것을 여러 차례 권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강간죄의 구성요건이 달라질 가능성은 높아 보이며, 이에 대응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기존에는 성관계 전, 중, 후 모든 사정을 혐의인정의 핵심 부분으로 고려하지 않았으나, 부동의 간음죄로 변경된다면 성관계 전후의 대화, 카톡이나 문자, 녹음한 통화내용, 숙박업소 등 결제를 고소인이 했는지, 만남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는지 등이 중요한 부분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만약 강간죄가 부동의 간음죄로 변경된다하더라도 변호사와 수사부터 초기대응을 해야 하는 것은 변함이 없으며, 보안처분도 마찬가지로 받을 것입니다. 따라서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고소인이 주장하는 증거를 논리적으로 탄핵할 수 있는 형사범죄전문 변호사와 함께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로비스 변호사는 의뢰인과 상담을 통해서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이며 무혐의, 기소유예를 비롯한 불기소처분 또는 무죄를 받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된 부분이 궁금하시다면 편하게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