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12일, 사회적으로 큰 이슈였던 일명 ‘곰탕집 성추행 사건’의 피고인이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 받았습니다.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의 판단에 법리오해, 심리미진 등의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하고 형을 확정한 것입니다.(2019도5797)

A는 2017년 11월 곰탕집에서 일행을 배웅하던 중 옆으로 지나가던 여성의 엉덩이를 움켜잡은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어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본 점, CCTV에 찍힌 정황과 피해자의 진술이 부합하고 영상전문가의 판독도 신체 접촉을 했을 수도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피고인이 진술을 번복한 점을 들어 1심은 검찰이 구형한 벌금 300만원보다 무거운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였습니다. 이후 항소심에서 추행은 인정되지만 추행 정도와 가족들의 탄원이 고려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기관에 3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습니다.

앞서 본 사건과 관련지어 강제추행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성추행은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죄를 말합니다.

【 형법 제298조(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강제추행은 사람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추행을 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 사람의 성적자기결정의 자유를 보호법익으로 합니다.

■ 강제추행죄에서의 폭행·협박의 정도는 

강간죄보다는 완화된 정도이면 족하다는 입장으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정도이면 충분하다고 보고 있으며, 심지어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인 경우에는 아예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 추행

판례는 추행을 성욕의 흥분·자극·만족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로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행위의 상대방인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강제추행이 성립할 때 판례는 고의 이외에 성적 목적 없이 복수심이나 보복의 감정 또는 호기심의 목적으로 상대방을 추행한 경우에도 성립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피고인의 머리채를 잡아 폭행을 가하자 이에 대한 보복의 의미에서 피해자의 입술, 귀, 유두, 가슴을 입으로 깨무는 행위는 일반적으로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하였습니다.)

추행의 예로 

①일적으로 나체를 촬영하던 중 침대에서 쉬고 있는 상대방에게 다가가 이불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허리를 만지다가 이불 속으로 들어가 등, 허리, 배와 허벅지 안쪽 음부 부근까지 만지는 행위, 

②상대방을 팔로 힘껏 껴안고 강제로 입을 맞춘 행위, 

③상대방의 상의를 걷어 올려 유방을 만지고 하의를 끌어내린 행위, 

④신분상의 불이익을 가할 것처럼 협박하여 이른바 러브샷의 방법으로 술을 마시게 한 행위, 

⑤같이 잠을 자다가 다리로 상대방의 몸을 누르면서 엉덩이와 가슴을 만진 행위

 등이 있습니다.

■ 강제추행은 공간의 밀폐성에 따라서도 성립여부가 달라집니다. 

판례에 의하면 엘리베이터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피해자를 칼로 위협하는 등 움직이지 못하도록 한 뒤 자신의 자위행위 모습을 보여 주는 행위에 대해서는 강제추행죄의 추행에 해당한다고 하였지만,

도로와 같은 공중에게 공개된 장소에서 욕설을 하면서 자신의 바지를 벗어 성기를 보여주는 행위는 형법 제245조의 공연음란죄에 해당할 뿐 강제추행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 성추행 처벌 

강제추행은 징역과 벌금 두 가지로 형벌이 나뉘며, 혐의가 인정될 경우 처벌의 수위가 높아 강제추행 초범임에도 벌금형 이상과 별개로 판사의 재량으로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등과 같은 명령이 추가적으로 내려집니다.

벌금형 이상이 확정되면 별개로 보안처분을 받을 수 있는데, 

보안처분은 

1. 전자발찌 부착명령 

2. 범죄예방 프로그램 이수 최대 500시간

3. 신상정보 등록 최대 30년, 신상전보 공개처분과 고지명령 

4. 특정 기관(의료, 교육, 체육 등)에 대한 취업 제한명형 최대 10년

5. 인사상 불이익, 비자발급 제한으로 해외 입국, 출국 제한 

등이 있습니다.

초범일 경우에도 앞서 본 ‘곰탕집 성추행 사건’과 같이 가해자가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진술을 하였으나 CCTV 영상 등의 증명력으로 진술을 번복한 점,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은 점 등과 같은 부분이 있다면 징역을 선고할 수도 있습니다.

■ 성추행 합의

판사는 초범, 재범의 여부 및 추행정도 등 죄의 경중 외에 피해자와의 합의 유무와 반성하는 태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는데, 처벌수위를 낮추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와의 합의입니다. 성범죄의 경우 직접적으로 피해자에게 연락을 하여 합의를 하는 것은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이 생길 수 있습니다. 

최대한 신중한 자세로 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